김소월이 남자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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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thought about ..|2006/09/04 (월)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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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문학시간이었다. 그 때 우리는 김소월의 시를 배우고 있었다.
정확히 무슨 작품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아무튼 선생님이 시를 읽으시고
김소월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어디서 태어났고, 대표작은 무엇이고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등등...
그 때 갑자기 누군가 큰 소리로 소리쳤다.
"김소월이 남자였어?!"
순식간에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그 친구는 그때까지 김소월이 여자인 줄 알았단다.
아무도 김소월이 여자라고 말해준 적은 없었지만, 김소월의 시를 읽으면서 (그 서정성에 미루어) 혼자 그렇게 생각해왔던 것이다. 그것도 꽤 오랫동안.....
그러다가 문학선생님의 설명 중 드디어 김소월이 남자였다는 걸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너무 놀란 나머지 소리를 지르고 말았단다.
그럴 수 있다.
사실, 그런 일은 자주 일어난다.
그 사람의 외모가 아줌마 같다고 대뜸 아기는 몇살이냐고 묻기도 하고(실은 미혼일 수도 있는데)
전화번호부에 있는 이름을 보고 영수는 남자일 거고, 정희는 여자일 거라고 생각한다.(그럼 육영수여사와 박정희 전대통령은??)
외국인은 우리나라말을 전혀 모를 줄 알고 그 앞에서 흉을 보기고 하고(로버트 할리와 이다도시 같은 사람도 있는데)
흔히 동안이라는 사람에게는 편하게 말을 놓아버린다.(임수정씨,최강희씨처럼 사실 나보다나이많은 사람도 있는데)
보이는대로, 혹은 첫느낌으로 그냥 1차적으로 생각해버리는 부주의함....
그런 부주의로 인해 "김소월이 남자였어?!"하고 소리질렀던 친구처럼 민망했던 경험도 있었으면서, 우린 어쩜 아직도 그런지....
아니, 나는 어쩜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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