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13.08.01의 일상
미위불가
2014. 4. 16. 02:20
<설국열차> 봤다.
빙하기가 찾아온 지구에서 더욱 극명하게 갈린 계급....
기차에 탄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룰은 오직 하나,
처음 탔던 그 칸에서 제자리를 지키는 것.
꼬리칸에 탄 사람들은 (벽돌처럼 생긴) 단백질덩어리로 연명하며 짐승 이하의 생활을 하지만,
앞칸의 상류층은 기차의 엔진을 숭배하고 기차 주인인 윌포드를 찬양하는 것이 유일하게 하는 일인 듯 하다.
결국 시작된 꼬리칸의 반란.
관객으로서 처음엔 꼬리칸을 응원하고 감정이입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간들의 잔인한 본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생존이 걸린 문제에서는 누구나 비정해지고 말았다. 실제로 생각지도 못한 몇몇 잔인한 장면들 때문에 보기가 불편했다.
결과적으로 꼬리칸의 반란이 옳았는가에 대한 대답은 쉽게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기차의 룰이었던 <처음 탔던 대로 제자리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인류를 비인간적으로 만드는 위험한 룰이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내가 탄 칸을 (굳이 따지자면) 꼬리칸 쪽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운 좋게 앞쪽 칸에 타게 되더라도 내 자리만 지키지 말고 다른 칸도 보고 살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만 해봤다....
내가 무슨... 에휴... ^^;